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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5: 모든 버블 붕괴, 주가 폭락의 방아쇠는 왜 금리 인상인가?

    주식시장의 거대한 버블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빠른 신용팽창, 경기호황, 그리고 미래에 대한 지나친 낙관이 오랜 기간 누적되면서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이미 만들어진 버블을 실제로 터뜨린 방아쇠는 무엇일까?

    지난 100년 동안 미국 주식시장에서 발생한 대표적인 버블 붕괴와 주가폭락을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적인 현상이 눈에 띈다.

    연준(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인상이다.

    연준이 정하는 정책금리(은행 간 1일 대출금리)가 오르면 그 영향은 금융시장에 즉각적으로 전달된다. 은행 예금금리와 단기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기업의 차입비용도 증가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은행대출이나 회사채 발행에 필요한 금융비용이 증가한다. 이는 다른 조건이 같다면 기업이익을 감소시키고 투자를 위축시킨다.

    은행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은행은 예금금리 상승 등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가 커지면서 대출조건을 까다롭게 한다. 그 결과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이 과거처럼 쉽게 돈을 빌릴 수 없게 된다.

    특히 중요한 것은 금리 인상으로 저금리 아래에서는 보이지 않던 취약성이 드러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돈을 쉽게 빌릴 수 있을 때에는 부채가 많은 기업이나 수익성이 낮은 기업도 계속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자산가격이 계속 상승한다면 담보가치도 올라가기 때문에 이러한 구조는 상당 기간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면 상황이 달라진다.

    정책금리 인상으로 예금금리가 오른 은행들은 주요 수익원인 예대마진(대출이자-예금이자)이 줄어들면서 대출기준을 강화하고 대출을 축소한다. 기업들은 금융비용 증가로 채권시장을 통한 자금조달도 어려워진다. 결국 가장 취약한 기업과 금융기관에서 먼저 문제가 발생한다.

    그리고 그 문제가 금융시스템 전체로 번질 경우 신용위기, 금융위기, 그리고 버블 붕괴가 시작된다.

    지난 100년의 대표적인 네 사건을 살펴보자.

    1. 1929년 대공황 — 주식투기를 막으려 금리를 올리다

    1920년대 후반 미국 경제는 빠르게 성장했고 주식시장으로도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었다. 특히 적은 자기자본으로 주식을 사고 나머지를 빌리는 신용투자가 급증했다.

    연준은 주식시장으로 지나치게 많은 신용이 흘러가는 것을 우려했다.

    1928년 1월 다우지수는 200선이었지만 1929년 9월 3일에는 381.17까지 상승했다. 불과 20개월 동안 거의 두 배가 된 것이다.

    1928년부터 연준은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금융여건을 긴축하기 시작했고 재할인율도 인상했다. 1929년에는 주식투기 목적의 대출을 억제하려는 조치가 더욱 강화되었다.

    현재의 연준 정책금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뉴욕 연준의 재할인율은 1928년 초 3.5%에서 1929년 1월 5.0%, 1929년 8월에는 6.0%까지 올라갔다.

    결국 대공황이 시작되고 1929년 9월 3일 고점 381.17을 기록한 다우지수는 1932년 7월 8일 41.22까지 하락했다.

    고점 대비 89.2%의 폭락이었다.

    표 1. 대공황 전후의 금리와 주식시장

    시점뉴욕연준 재할인율단기금리다우지수인플레이션실질 GDP 성장률
    1928년 1월3.50%—200선-1.2%+1.1%
    1929년 1월5.00%4.66%307선0.0%+6.6%
    1929년 9월 3일 — 주가 고점6.00%4.58%381.170.0%—
    1932년 7월 8일 — 주가 저점2.50%0.5%41.22-10%대-12.9%

    1920년대에는 현재와 동일한 Treasury constant-maturity 시계열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당시 이용 가능한 단기·장기 국채자료를 사용했다. 실질 GDP 성장률은 연간 기준이다.

    1929년의 특징은 분명하다. 이미 신용투기와 주가 급등으로 거대한 버블이 만들어진 상황에서 연준이 금융긴축을 강화했고, 높은 금리가 신용에 의존하던 주식시장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2. 1987년 블랙먼데이 — 금리 급등 뒤 하루 만에 시장이 무너지다

    1987년의 경우는 더욱 극적이다.

    1987년 초 미국 경제는 강하게 성장하고 있었고 인플레이션도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또 하나의 문제가 있었다.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미국 달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달러 약세는 미국의 무역수지 개선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동시에 수입물가를 상승시키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었다.

    이에 연준은 통화정책을 점차 긴축했고 1987년 9월에는 재할인율도 인상했다.

    1987년 1월 정책금리라고 볼 수 있는 실효 연방기금금리는 6.43%, 3개월 국채금리는 5.43%, 10년물은 7.08%였다.

    10월 16일에는 연방기금금리가 7.59%, 3개월 국채금리 6.93%, 10년물은 무려 10.23%까지 올라갔다.

    불과 9개월 만에 10년 국채금리가 3%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이다.

    표 2. 블랙먼데이 전후의 금리와 주식시장

    시점정책금리국채  10년물S&P 500Nasdaq인플레이션
    1987년 1월6.43%7.08%274.08*392.06*1.46%
    1987년 10월 16일7.59%10.23%282.70406.334.53%
    1987년 10월 19일——224.84360.21—
    하루 변동률——-20.47%-11.35%—

    *1월 말 종가. 금리의 1월 값은 월평균이며 10월 16일은 해당일 수치이다. 인플레이션은 CPI 전년동월비.

    1987년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6%였지만 10월에는 4.53%로 높아졌다.

    10월 16일 금요일 Nasdaq 지수는 406.33, S&P 500은 282.70으로 마감했다.

    다음 거래일인 10월 19일 월요일, 장이 열리면서 주가는 폭락하기 시작했다.

    S&P 500은 224.84로 떨어져 단 하루에 20.47% 폭락했다.

    Nasdaq Composite는 360.21로 마감해 11.35% 하락했다.

    Nasdaq의 당일 하락률은 S&P 절반 수준에 그쳤지만 Nasdaq의 폭락은 다음 날에도 계속되었다.

    10월 20일 Nasdaq은 327.79로 다시 9.0% 떨어졌고, 10월 28일에는 291.88까지 하락했다.

    10월 16일에서 10월 28일까지 불과 8거래일 동안 28.2% 하락한 것이다.

    즉 S&P 500은 충격의 대부분을 블랙먼데이 하루에 반영했지만 Nasdaq은 며칠에 걸쳐 폭락이 이어졌다.

    1987년에는 정책금리뿐 아니라 장기금리까지 단기간에 급등했다. 금리 상승은 이미 크게 올라 있던 주식의 밸류에이션을 압박했고, 결국 10월 19일의 역사적인 폭락으로 이어졌다.

    3. 2000년 IT 버블

    IT 버블은 정책금리 인상이 이미 형성된 버블에 어떤 압력을 가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1998년 러시아 디폴트와 LTCM 사태가 발생하자 연준은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책금리를 5.50%에서 4.75%까지 낮췄다.

    그러나 1999년 미국 경제는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고용시장은 매우 타이트했고 주가상승에 따른 자산효과와 풍부한 신용공급으로 총수요가 빠르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1999년 6월 30일 금리를 4.75%에서 5.00%로 올리기 시작했다.

    표 3. IT 버블 붕괴 전후

    시점정책금리10년S&P 500NasdaqForward P/E
    1999년 5월4.75%5.54%1,301.842,470.5224배
    2000년 3월6.00%6.26%1,498.585,048.62*24.4배
    2000년 5월6.50%6.44%1,420.603,400.9123배

    *Nasdaq은 2000년 3월 10일의 사상 최고 종가. 다른 주가지수 값은 해당 월말 기준. 정책금리는 해당 시점의 연방기금 목표금리이다.

    1999년 6월부터 2000년 5월까지 연준은 정책금리를 4.75%에서 6.50%로 1.75%포인트 올렸다.

    그런데 정책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초기에는 Nasdaq이 떨어지기는 커녕 훨씬 더 빠르게 상승했다. 1999년 5월 말 2,470.52였던 Nasdaq은 2000년 3월 10일 5,048.62까지 상승했다.

    9개월 남짓한 기간에 104.4% 상승한 것이다.

    인터넷 혁명에 대한 기대, 높은 생산성 증가율, 강한 경제성장과 막대한 투자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주가는 극단적으로 비싸졌다.

    2000년 3월 S&P 500의 12개월 Forward P/E는 24.4배까지 상승했고, 정보기술 섹터의 Forward P/E는 48배를 넘어섰다.

    즉 정책금리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었는데 주가는 역사적인 고평가 상태까지 올라간 것이다.

    금리가 계속 올라가면서 금융여건은 점점 긴축되었다. 그 과정에서 특히 과잉투자를 지속하면서도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해 외부자금에 의존하던 수많은 인터넷 기업들의 취약성이 드러났고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파산하기 시작했다.

    2000년 3월 10일 Nasdaq은 5,048.62로 정점을 찍었고 이후 IT 버블은 붕괴하기 시작했다.

    4. 2008년 금융위기 — 정책금리 1%에서 5.25%까지 인상

    2008년 금융위기는 정책금리 인상과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이 결합하는 과정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IT 버블 붕괴 이후 연준은 정책금리를 계속 낮춰 2003년에는 1%까지 내렸다.

    낮은 금리는 경기회복을 도왔지만 동시에 주택시장과 신용시장의 급격한 팽창을 동반했다.

    경제가 회복되고 디플레이션 위험이 사라지자 연준은 2004년 6월 금리 인상을 시작했다.

    정책금리는 2004년 5월 1.00%에서 2006년 6월 5.25%까지 올라갔다.

    표 4. 금융위기 전후의 금리와 주식시장

    시점정책금리국채 3개월S&P 500Nasdaq인플레이션
    2004년 5월1.00%1.02%1,120.681,986.743.05%
    2006년 6월5.25%4.79%1,270.202,172.094.18%
    2007년 9월4.75%3.89%1,526.752,701.502.76%
    2008년 3월 — 베어스턴스2.25%1.26%1,322.702,279.103.98%
    2008년 9월 — 리먼2.00%1.00%1,166.362,091.884.94%

    국채금리는 월평균, 주가지수는 해당 월 마지막 거래일 종가를 기준으로 했다. 인플레이션은 CPI 전년동월비.

    2004년 5월 정책금리는 1.00%, 3개월 국채금리는 1.02%였다.

    2006년 6월에는 정책금리가 5.25%, 3개월 국채금리는 4.79%까지 상승했다.

    2년 만에 단기 금융비용이 완전히 다른 수준으로 올라간 것이다.

    금리가 올라가자 변동금리 모기지를 포함한 차입자의 부담이 증가했다.

    주택가격 상승세가 꺾이고 연체와 부도가 늘어나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연결된 금융상품의 부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이미 신용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연준은 9월부터 정책금리를 인하했다.

    그러나 이미 시작된 부실의 연쇄반응을 즉시 되돌릴 수는 없었다.

    2008년 3월에는 미국 5위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붕괴해 JPMorgan Chase에 긴급 인수되었다.

    그리고 6개월 뒤인 2008년 9월 15일, 미국 4위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정책금리 인상이 주가폭락의 방아쇠인가?

    버블은 금리 인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버블은 그 이전에 만들어진다.

    과도한 낙관, 신용팽창, 레버리지, 자산가격 급등, 미래 이익에 대한 과도한 기대 등이 수년간 축적된다.

    그러나 낮은 금리가 지속되는 동안에는 이러한 취약성이 좀처럼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정책금리가 올라가면서 금융비용이 상승하고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때 비로소 약한 고리가 끊어지기 시작한다.

    1929년에는 신용에 의존한 주식투기였다.

    1987년에는 급격한 금리 상승과 과도하게 상승한 주식시장이었다.

    2000년에는 과잉투자와 외부자금에 의존하던 수많은 인터넷 기업들이었다.

    2008년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엄청난 레버리지를 가진 금융시스템이었다.

    취약성의 모습은 매번 달랐다.

    그러나 그것을 밖으로 드러나게 만든 공통적인 압력은 정책금리 인상이었다.

    물론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고 주가가 즉시 폭락한 것은 아니었다. 1929년에도 금리가 올라가는 동안 주가는 계속 상승했고, 2000년에도 정책금리를 4.75%에서 6%까지 올리는 동안 Nasdaq은 오히려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2004년부터 금리를 올렸지만 미국 주식시장은 2007년까지 상승했다.

    경기호황, 기업이익 증가, 새로운 기술혁명, 그리고 투자자의 낙관이 강한 동안에는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한동안 계속 상승할 수 있다.

    그러나 금리가 계속 올라가고 금융여건이 긴축되면 취약한 부분에 대한 압력은 계속 축적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압력을 견디지 못하는 부분이 나타난다.

    바로 그 순간 금리 인상은 이미 존재하던 버블을 터뜨리는 방아쇠가 된다.

    따라서 미국 주식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기간은 특히, 정책금리 인상기이다.

    일반적으로 정책금리 인상은 주가하락을 동반하며, 향후 AI 버블의 붕괴도 연준의 지속적인 정책금리 인상기에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 글4: 그런데 왜 연준이 정책금리를 내리는데 주가는 폭락했는가?

    앞의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금리가 오르면 기본적으로 주가는 하락하고, 금리가 내려가면 주가는 상승합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정책금리(Federal Funds Rate)를 인상하면 가장 짧은 기간의 시장금리부터 영향을 받고, 3개월·1년·3년 등 다른 만기의 시장금리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 영향이 빠르게 전달됩니다. 이에 따라 주가는 하락 압력을 받게 됩니다.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낮게 유지되는 가운데 경기침체 우려가 나타나 연준이 경기회복을 위해 정책금리를 인하하면 주가는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그런데 실제 주식시장을 보면 항상 이렇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경기침체나 버블 붕괴가 발생하면 연준이 정책금리를 계속 낮추는데도 주가는 폭락합니다. 반대로 경제가 강하게 성장하는 호황기에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정책금리를 계속 올리는데도 주가는 상승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금리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기본적인 경제이론이 틀린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금리의 효과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경기침체와 버블 붕괴 또는 강력한 경기호황과 같은 다른 요인의 효과가 금리 효과보다 훨씬 크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실제 주식시장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1. IT 버블 붕괴 — 정책금리를 내려도 주가는 계속 하락했다

    표 1. IT 버블 붕괴: 정책금리 인하에도 주가 계속 하락

    시점정책금리국채3개월물인플레이션NasdaqS&P 500
    2000.03.10 (나스닥 고점)5.75%5.86%3.80%5,048.621,527
    2000.12 (정책금리 6.50%)6.50%5.89%3.40%2,4701,320
    2002.091.75%1.61%1.50%1,170815
    2004.01 (회복기)1.00%0.91%1.90%2,1131,131

    IT 버블 붕괴와 함께 나스닥지수는 2000년 3월 10일 5,048.62를 고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버블 붕괴로 인한 경기침체를 우려한 연준은 이후 정책금리를 낮추기 시작했지만 주가 하락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2002년 9월 정책금리가 1.75%까지 낮아졌음에도 나스닥지수는 1,170까지 떨어졌습니다. 즉 연준이 정책금리를 2000년 12월 6.5%에서 2002년 9월 1.75%로 급격히 낮추는 1년 9개월간 나스닥지수는 계속 하락합니다. 2000년 3월 고점 5,048.62와 비교하면 76.8%에 이르는 대폭락입니다.

    연준은 이후에도 정책금리를 계속 인하하여 2003년 6월에는 1%까지 낮추었고, 이러한 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나스닥지수는 2004년 1월 2,113까지 회복했습니다. 2002년 9월의 1,170과 비교하면 약 80.6%의 급등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금리 인하가 주가를 떨어뜨린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금리 인하는 분명 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러나 IT 버블 붕괴가 가져온 주가 하락 압력이 훨씬 강했기 때문에 상당 기간 금리 인하의 주가상승 효과가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버블 붕괴의 힘이 약해진 이후에는 낮아진 금리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주가는 빠르게 회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나스닥지수가 2000년 3월 10일의 사상 최고 종가 5,048.62를 회복한 것은 무려 15년이 지난 2015년 4월 23일입니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5,056.06으로 마감하면서 IT 버블 당시의 사상 최고 종가를 처음으로 넘어섰습니다.

    2. 금융위기 — 제로금리가 되어도 주가는 더 떨어졌다

    표 2. 금융위기: 제로금리에도 주가 하락

    시점정책금리국채 3개월물인플레이션NasdaqS&P 500
    2007.09 (첫 금리인하)4.75%4.50%2.80%2,6001,520
    2007.10 (주가 고점)4.50%4.30%3.50%2,8611,565
    2008.12 (제로금리)0~0.25%0.05%0.10%1,577903
    2009.03 (주가 저점)0~0.25%0.20%-0.40%1,268677
    2010.04 (회복기)0~0.25%0.15%2.20%2,4801,187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드러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고, 연준은 2007년 9월 첫 금리 인하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주가는 계속 하락했습니다.

    연준은 정책금리를 2007년 8월 5.25%에서 2008년 12월 0~0.25%의 사실상 제로금리까지 급격하게 인하했습니다.

    그런데도 주가는 멈추지 않고 더 떨어졌습니다.

    나스닥지수는 2007년 10월 2,861에서 2009년 3월 1,268까지 하락했습니다. 약 1년 5개월 동안 55.7% 폭락한 것입니다.

    심지어 정책금리가 이미 제로 수준에 도달한 2008년 12월 이후에도 주가는 약 3개월 동안 더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금융위기의 충격이 약해지기 시작하자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제로금리가 유지되는 가운데 나스닥지수는 2009년 3월 1,268에서 2010년 4월 2,480으로 상승했습니다.

    불과 1년여 만에 약 95.6% 상승한 것입니다.

    이 사례 역시 정책금리 인하가 주가 하락을 초래한 것이 아닙니다.

    금리 인하의 주가 상승 효과보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가져온 주가 하락 효과가 훨씬 강했기 때문에 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내려도 한동안 주가가 계속 하락했던 것입니다.

    3. 반대의 경우도 있다 — 정책금리를 올려도 주가가 상승한다

    반대 현상도 나타납니다.

    경제가 강하게 성장하는 경기호황기에는 경기호황에 따른 주가 상승 효과가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주가 하락 효과를 압도할 수 있습니다.

    표 3. 경기호황: 정책금리 인상에도 주가 상승

    시점정책금리3개월물인플레이션NasdaqS&P 500
    2004.051.00%0.96%3.10%1,9931,121
    2004.06 (첫 금리인상)1.25%1.16%3.30%2,0481,140
    2007.075.25%5.00%2.40%2,6011,455
    2007.10 (주가 고점)4.50%4.30%3.50%2,8611,565

    2004년 6월부터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면서 연준은 정책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정책금리는 1% 수준에서 2007년 7월 5.25%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했습니다.

    금리만 본다면 주가에는 상당한 하락 압력이 가해진 기간입니다.

    그럼에도 나스닥지수는 2004년 5월 1,993에서 2007년 7월 2,601로 상승 추세를 유지했고, 2007년 10월에는 2,861에 도달했습니다.

    정책금리 인상의 주가 하락 효과가 없었던 것이 아닙니다.

    강한 경기호황에서 발생한 주가 상승 효과가 금리 인상의 하락 효과보다 컸던 것입니다.

    4. 최근에는 AI 혁명이 금리 인상의 효과를 압도했다

    같은 현상은 최근에도 나타났습니다.

    표 4. 2022년 이후: 금리 인상과 AI 랠리

    시점정책금리3개월물인플레이션NasdaqS&P 500
    2022.020.00~0.25%0.34%7.90%13,7524,374
    2022.03 (첫 금리인상)0.25~0.50%0.50%8.50%13,2204,530
    2022.10 (나스닥 저점)3.00~3.25%4.07%7.70%10,0893,577
    2023.05 (AI 랠리 본격화)5.00~5.25%5.29%4.90%12,9354,205
    2024.075.25~5.50%5.27%3.00%17,8795,522
    2026.083.50~3.75%3.78%3.40%26,3717,686

    코로나 경기침체에 대응한 정책금리 인하와 대규모 양적완화(QE) 이후 유동성이 급증하면서 2022년 초 인플레이션은 8%를 넘어섰습니다.

    연준이 2022년 3월 정책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자 금리 인상의 효과는 즉각적으로 주식시장에 나타났습니다.

    나스닥지수는 2022년 2월 13,752에서 정책금리가 3~3.25%까지 상승한 2022년 10월 10,089로 하락했습니다.

    8개월 만에 약 26.6% 하락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2022년 11월 ChatGPT가 등장하고, 2023년 5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계기로 AI 혁명이 본격적인 현실로 확인되면서 주식시장은 강하게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정책금리는 2022년 10월의 3~3.25%에서 2024년 7월 5.25~5.50%까지 계속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는 10,089에서 17,879로 약 77.2% 상승했습니다.

    금리 인상이 주가를 상승시킨 것이 아닙니다.

    금리 인상은 여전히 주가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AI 혁명이라는 강력한 새로운 성장 요인이 만들어낸 주가 상승 효과가 금리 인상의 하락 효과를 압도한 것입니다.

    2024년 8월 이후에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면서 정책금리도 인하하기 시작했고, 2026년 8월 말 현재 정책금리는 3.50~3.75%, 나스닥지수는 26,371에 이르렀습니다.

    금리와 주가의 관계를 거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IT 버블 붕괴와 금융위기에서는 정책금리를 계속 낮추는데도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반대로 2004~2007년의 경기호황과 최근 AI 혁명기에는 정책금리를 계속 올리는데도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이 현상만 보고

    “정책금리를 내리면 주가가 하락하고, 정책금리를 올리면 주가가 상승한다.”

    라고 해석하면 원인과 결과를 완전히 거꾸로 보게 됩니다.

    금리와 주가 사이의 기본적인 관계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정책금리 인하 → 주가 상승 압력

    정책금리 인상 → 주가 하락 압력

    다만 현실의 주가는 금리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버블이 붕괴하거나 심각한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그 하락 압력이 금리 인하의 상승 효과보다 훨씬 클 수 있고, 이러한 현상은 1년 이상 지속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강력한 경기호황이나 AI 혁명과 같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나타나면 그 상승 압력이 금리 인상의 하락 효과보다 훨씬 클 수 있고, 이러한 현상 역시 1년 이상 지속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주식시장을 볼 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금리가 올랐는가, 내렸는가”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금리라는 힘과 경기·버블·새로운 성장동력이라는 힘 가운데 어느 쪽이 현재 시장에서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보아야 연준이 금리를 내리는데도 주가가 폭락하고, 반대로 금리를 올리는데도 주가가 급등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글3: 연준의 정책금리 변동은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과거 100년의 데이터로 미래 10년을 읽는다

    은퇴 경제학자의 미국주식 분투기

    정책금리와 주가의 움직임: 2019년부터 현재까지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연준(Fed)이 정책금리를 다시 올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식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책금리의 변화는 실제로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본적인 관계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정책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하락하는 압력을 받고, 정책금리가 내려가면 주가는 상승하는 압력을 받습니다.

    물론 실제 주식시장을 보면 항상 이렇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경기침체나 버블 붕괴가 발생하면 연준이 금리를 계속 낮추는 동안에도 주가가 폭락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경제가 강하게 성장하는 호황기에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데도 주가가 계속 상승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금리가 주가에 미치는 기본적인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 아닙니다. 경기침체나 버블 붕괴, 또는 강력한 경기호황과 같은 다른 요인의 영향이 금리의 효과보다 훨씬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다음 글에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고, 이 글에서는 먼저 정책금리가 왜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본 다음, 2019년부터 현재까지 미국의 정책금리와 QE(양적완화)·QT(양적긴축)의 변화에 따라 S&P 500과 Nasdaq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정책금리란 무엇인가?

    정책금리는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미국의 정책금리인 Federal Funds Rate는 금융기관들이 하루짜리 자금을 서로 거래할 때 적용되는 초단기 금리를 기준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연준이 이 정책금리를 변경하면 가장 짧은 기간의 시장금리부터 즉각 영향을 받습니다. 그리고 3개월, 1년, 3년 등 다른 만기의 시장금리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 영향이 전달됩니다.

    그렇다면 정책금리를 낮추면 왜 주가가 오를까요?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은 투자자의 선택 변화입니다.

    정책금리가 내려가면 단기 시장금리가 내려가고 예금이나 채권에서 받을 수 있는 이자도 낮아집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채권의 매력이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주식의 매력이 높아집니다.

    정책금리 인하 → 단기 시장금리 하락 → 채권수익률 하락 → 주식의 상대적 투자매력 증가 → 주가 상승

    이 효과는 금융시장에서 즉각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책금리 인하의 효과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은행은 단기로 자금(예금)을 조달하여 보다 긴 기간 동안 기업이나 가계에 대출하고 투자합니다. 따라서 단기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지면 대출을 확대할 유인이 커집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금리가 내려가면 돈을 빌리는 비용, 즉 금융비용이 줄어듭니다. 이전에는 수익성이 낮아 포기했던 투자도 금리가 낮아지면 가능해집니다.

    그 결과 시간이 지나면서 다음과 같은 과정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정책금리 인하 → 은행의 대출 증가 → 기업의 금융비용 하락 → 기업투자 증가 → 생산과 매출 증가 → 기업이익 증가 → 주가 상승

    첫 번째 효과가 금융시장에서 빠르게 나타나는 효과라면, 두 번째 효과는 은행대출과 기업투자, 생산과 이익을 거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합니다.

    정책금리를 올리면 이 과정은 반대로 작용합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똑같은 주식도 더 비싸게 평가된다

    금리와 주가의 관계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앞으로도 계속 똑같이 돈을 벌어주는 두 개의 투자대상이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시중에서 안전하게 받을 수 있는 금리가 5%일 때와 2%일 때, 같은 돈을 벌어주는 주식의 가치는 똑같을까요?

    금리가 2%밖에 되지 않는다면 같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주식은 금리가 5%일 때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매력적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는 그 주식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수 있습니다.

    즉, 기업이 앞으로 벌어들일 돈이 같더라도 금리가 낮아지면 그 기업의 주식은 더 높은 가격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를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대표적인 주식가치 평가방법 가운데 하나가 고든 성장모형(Gordon Growth Model)입니다.

    복잡한 공식을 몰라도 핵심은 간단합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주식의 가치는 높아지고, 금리가 높아지면 주식의 가치는 낮아집니다.

    정책금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QE, Tapering, QT

    연준은 정책금리만으로 경제와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수단이 QE(Quantitative Easing, 양적완화)입니다. 연준이 국채나 장기채권 등을 대규모로 매입하여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입니다.

    반대로 QE를 시행하다가 자산매입 규모를 점차 줄이는 것을 Tapering(테이퍼링, 자산매입의 점진적 축소)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연준이 보유자산을 줄이면서 금융시장의 유동성을 축소하는 정책을 QT(Quantitative Tightening, 양적긴축)라고 합니다.

    따라서 주식시장을 볼 때는 정책금리의 방향뿐 아니라 QE, Tapering, QT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실제로 2019년 이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표 1. 연준의 정책금리와 QE·QT

    시점 / 사건 정책금리 QE / QT
    2019.1
    긴축 종료 접근
    2.25–2.50%QT 진행
    2019.7.31
    첫 금리인하
    2.00–2.25%QT 종료 결정
    2019.10.11–15
    T-bill 매입
    1.75–2.00%$60B/월 + Repo
    2019.10.30
    세 번째 인하
    1.50–1.75%준비금 공급
    2020.3.15
    코로나 긴급인하
    0–0.25%대규모 QE
    2020.3.23
    폭락 저점·무제한 QE
    0–0.25%QE 사실상 무제한
    2021.11.3
    Tapering 발표
    0–0.25%QE 축소 시작
    2021.11.19
    Nasdaq 최고점
    0–0.25%Taper 진행
    2022.3.16
    첫 금리인상
    0.25–0.50%QE 종료·QT 예고
    2022.6.1
    QT 시작
    0.75–1.00%QT 시작
    2022.10.13–14
    Nasdaq 저점권
    3.00–3.25%QT 가속
    2023.5.24
    NVIDIA AI 실적
    5.00–5.25%QT 지속
    2023.7.26
    마지막 금리인상
    5.25–5.50%QT 지속
    2024.9.18
    첫 금리인하
    4.75–5.00%QT 감속
    2025.10.29
    QT 종료 발표
    3.75–4.00%QT 종료 결정
    2025.12.1 이후3.50–3.75%준비금 관리 매입
    2026.9.13.50–3.75%준비금 관리 매입

    표 2. 시장금리와 인플레이션

    시점 / 사건 3개월 금리 10년 금리 인플레이션
    2019.1
    긴축 종료 접근
    ≈2.40%≈2.66%1.6%
    2019.7.31
    첫 금리인하
    ≈2.08%≈2.02%1.8%
    2019.10.11–15
    T-bill 매입
    ≈1.68%≈1.73%1.7%
    2019.10.30
    세 번째 인하
    ≈1.58%≈1.78%1.8%
    2020.3.15
    코로나 긴급인하
    ≈0.24%≈0.73%1.5%
    2020.3.23
    폭락 저점·무제한 QE
    0.02%≈0.76%1.5%
    2021.11.3
    Tapering 발표
    0.05%≈1.60%6.8%
    2021.11.19
    Nasdaq 최고점
    0.05%1.54%6.8%
    2022.3.16
    첫 금리인상
    ≈0.44%≈2.19%8.5%
    2022.6.1
    QT 시작
    ≈1.12%≈2.93%9.1%
    2022.10.13–14
    Nasdaq 저점권
    3.79–3.81%≈3.95–4.00%7.7%
    2023.5.24
    NVIDIA AI 실적
    5.37%≈3.74%4.0%
    2023.7.26
    마지막 금리인상
    ≈5.49%≈3.86%3.2%
    2024.9.18
    첫 금리인하
    4.84%≈3.70%2.4%
    2025.10.29
    QT 종료 발표
    ≈3.9%4.0%대2.5–3%
    2025.12.1 이후3.7–3.9%4%대2.4–3.5%
    2026.9.13.91%4.79%PCE 3.7%

    표 3. 밸류에이션과 주가지수

    시점 / 사건 Forward P/E S&P 500 Nasdaq
    2019.1
    긴축 종료 접근
    ≈15.5×2,5106,635
    2019.7.31
    첫 금리인하
    ≈17.0×2,9808,175
    2019.10.11–15
    T-bill 매입
    ≈16.8×2,9708,057
    2019.10.30
    세 번째 인하
    ≈17.2×3,0468,304
    2020.3.15
    코로나 긴급인하
    급락 중——
    2020.3.23
    폭락 저점·무제한 QE
    13.1×2,2376,861
    2021.11.3
    Tapering 발표
    ≈21.3×4,66115,812
    2021.11.19
    Nasdaq 최고점
    ≈21×4,69816,057
    2022.3.16
    첫 금리인상
    ≈19×4,35813,437
    2022.6.1
    QT 시작
    ≈17×4,10111,994
    2022.10.13–14
    Nasdaq 저점권
    ≈15.5×3,58310,321
    2023.5.24
    NVIDIA AI 실적
    ≈18.2×4,11512,484
    2023.7.26
    마지막 금리인상
    ≈19.4×4,56714,127
    2024.9.18
    첫 금리인하
    ≈21×5,61817,574
    2025.10.29
    QT 종료 발표
    ≈22×——
    2025.12.1 이후≈22×상승 추세상승 추세
    2026.9.1≈22×7,63126,100

    2019년: 금리인하와 함께 시작된 주가 상승

    2019년 초 미국의 정책금리는 2.25~2.50%였습니다. 연준은 그해 7월 정책금리를 2.00~2.25%로 낮췄고, 10월에는 다시 1.50~1.75%까지 인하했습니다.

    같은 기간 S&P 500은 약 2,510에서 3,046으로, Nasdaq은 약 6,635에서 8,304로 상승했습니다.

    금리인하와 함께 기존의 QT도 종료되고 금융여건이 완화되면서 주식시장에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2019년은 정책금리 인하와 주가 상승이라는 기본적인 관계가 비교적 분명하게 나타난 시기였습니다.

    2020년: 코로나 주가 폭락과 제로금리, 그리고 대규모 QE

    2020년 3월 코로나19 충격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급락했습니다.

    연준은 3월 15일 정책금리를 사실상 제로 수준인 0~0.25%로 내렸고 대규모 QE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엄청난 외부 충격으로 주가는 계속 하락했습니다.

    3월 23일 Nasdaq은 6,861, S&P 500은 2,237까지 떨어졌습니다. 바로 이 시기에 연준은 사실상 무제한적인 QE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충격이 진정되면서 초저금리와 막대한 유동성 공급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났고 미국 주식시장은 강한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2021년: 인플레이션 상승과 Tapering의 시작

    그러나 초저금리와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는 다른 결과도 뒤따랐습니다.

    2021년 들어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빠르게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연준은 결국 2021년 11월 Tapering, 즉 QE를 통해 매입하던 자산의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11월 3일 Tapering이 발표됐을 당시 인플레이션은 이미 매우 높은 수준이었고, 11월 19일 Nasdaq은 16,057로 당시 사이클의 최고점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주식시장의 방향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제로금리와 QE라는 강력한 완화정책에서 Tapering과 향후 금리인상이라는 긴축 방향으로 통화정책이 전환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2022년: 급격한 정책금리 인상과 주가 급락

    2022년 3월 연준은 정책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인플레이션은 이미 8%를 넘어선 상태였습니다. 연준은 이후 한 번에 0.50%포인트, 때로는 0.75%포인트씩 금리를 올리는 매우 빠른 긴축에 나섰습니다.

    6월부터는 QT도 시작됐습니다.

    결과는 분명했습니다.

    Nasdaq은 2021년 11월의 16,057에서 2022년 10월 10,321까지 떨어졌습니다. 약 11개월 만에 35% 이상 하락한 것입니다.

    S&P 500의 Forward P/E도 약 21배에서 15배대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급격한 정책금리 인상과 QT가 진행되는 동안 주식시장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2019년 이후의 기간만 놓고 보면 정책금리 인하 때 주가가 상승하고, 정책금리 인상과 함께 주가가 하락하는 관계가 매우 선명하게 나타난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일이 발생합니다.

    금리는 계속 오르는데 왜 주가는 다시 올랐을까?

    Nasdaq은 2022년 10월 저점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연준의 정책금리는 불과 3.00~3.25%였습니다. 연준의 금리인상은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정책금리는 이후에도 계속 올라 2023년 5월에는 5.00~5.25%, 7월에는 5.25~5.50%에 도달했습니다.

    그런데 Nasdaq은 반대로 상승했습니다.

    2022년 10월 10,321이었던 Nasdaq은 2023년 5월 12,484, 7월에는 14,127까지 회복했습니다.

    정책금리 인상은 계속되고 있었는데 주가는 방향을 바꾼 것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바로 이 시기에 AI 혁명이라는 새로운 거대한 변수가 등장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2022년 말 ChatGPT가 등장하면서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2023년 5월 NVIDIA의 실적과 향후 전망은 AI가 단순한 기술적 가능성이나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기업의 매출과 이익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새로운 산업혁명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크게 높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AI가 정책금리 인상의 효과를 없앴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높아지는 금리는 여전히 주가에 하락 압력을 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AI 혁명이 가져온 미래의 성장과 기업이익 증가에 대한 기대가 그보다 훨씬 강한 상승 요인으로 등장한 것입니다.

    결국 2022년까지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계속 하락하던 주식시장은 정책금리 인상이 끝나기도 전에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이 사례는 주식시장을 이해할 때 매우 중요한 점을 보여줍니다.

    금리는 주가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지만 주가를 결정하는 유일한 변수는 아닙니다.

    2024년: 인플레이션 안정과 금리인하

    2024년 들어 인플레이션이 점차 안정되면서 상황은 다시 바뀌었습니다.

    2024년 6월 이후 인플레이션이 3%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했고, 연준은 9월 18일 정책금리를 4.75~5.00%로 인하했습니다.

    주식시장에는 이제 AI라는 강력한 성장 요인에 금리인하라는 또 하나의 상승 요인이 더해졌습니다.

    Nasdaq은 2023년 5월 12,484에서 2024년 9월 17,574까지 상승했고 이후에도 상승 추세가 이어졌습니다.

    2026년: 다시 나타난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우려

    그러나 2026년 들어 다시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3월 이후 이란과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졌고 장기 국채금리도 상승했습니다.

    2026년 9월 초 현재 정책금리는 3.50~3.75%이지만 3개월 국채금리는 약 3.91%, 10년 국채금리는 약 4.79%에 이르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3~4%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앞으로 정책금리를 다시 인상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주식시장이 금리 움직임에 다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정책금리와 주가의 관계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

    2019년부터 현재까지의 움직임을 압축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2019년 금리인하 → 주가 상승

    • 2020년 제로금리·대규모 QE → 코로나 폭락 이후 강력한 주가 상승

    • 2021년 Tapering 시작(주가 하락 시그널) → 주가 고점 형성 후 하락 시작

    • 2022년 급격한 금리인상·QT → 주가 급락

    • 2022년 말~2023년 금리인상 지속 → 주가 하락이 지속되지 않고,반대로 AI 혁명이라는 강력한 새로운 성장 요인이 등장하면서 주가 상승 반전

    • 2024년 금리인하 → 주가 상승 지속

    • 2026년 인플레이션 재상승 → 금리인상 우려와 주식시장 부담

    이 기간의 경험은 기본적으로 정책금리 인하는 주가에 상승 압력을 주고, 정책금리 인상은 주가에 하락 압력을 준다는 관계를 잘 보여줍니다.

    그러나 실제 주가는 금리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경기침체나 버블 붕괴처럼 훨씬 강력한 악재가 발생하면 금리를 내려도 주가가 계속 하락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강한 경기호황이나 새로운 산업혁명처럼 기업이익을 크게 증가시킬 요인이 나타나면 금리를 올리는 동안에도 주가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금리인하 중에 주가가 하락했다거나 금리인상 중에 주가가 상승했다는 사실만으로 금리와 주가의 기본적인 관계를 부정해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시기에 금리의 효과보다 더 강력한 다른 변수가 있었는가를 함께 살펴보는 것입니다.

    왜 과거의 경기침체와 주식시장 폭락기에는 연준이 금리를 계속 내리는데도 주가가 몇 달, 때로는 몇 분기 동안 계속 하락했을까요?

    그리고 반대로 경제가 호황일 때에는 왜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데도 주가가 계속 상승할 수 있을까요?

    이 문제는 다음 글에서 살펴보겠습니다.

  • 글2: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에 투자했다면 얼마나 벌었을까

    주식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 가운데 하나는 ‘앞으로 어떤 기업이 가장 크게 성장할 것인가’입니다.

    좋은 기술을 가진 기업,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기업, 앞으로 거대한 시장을 만들 것 같은 기업을 찾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기업이 실제로 10년, 20년 뒤에도 승자가 될지는 아무도 확실하게 알 수 없습니다.

    반면 우리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 미국에서 가장 큰 기업이 어디인지는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주 단순한 질문을 해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기업에 투자하고, 새로운 기업이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서면 그 기업으로 투자대상을 바꾸었다면 장기 수익률은 얼마나 되었을까?

    34년간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에 투자했다면

    1992년부터 2025년까지 34년을 살펴보았습니다.

    계산 방법은 간단합니다. 특정 연도의 시가총액 1위 기업의 연간 주가상승률을 연결해 하나의 지수를 만들었습니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이 바뀐 해에는 새롭게 1위가 된 기업을 그해 1월 1일부터 보유했다고 가정했습니다.

    1991년 말 투자금액을 100으로 놓고 계산하면 결과는 놀랍습니다.

    투자 대상1992년 초2025년 말상승배수누적수익률연평균 성장률
    미국 시총 1위 기업100122,056.531,220.57배121,956.5%23.25%
    NASDAQ-1001007,57475.74배7,474%13.57%
    NASDAQ 종합1003,96339.63배3,863%11.43%
    S&P 5001001,640.6016.41배1,540.6%8.58%
    Dow Jones1001,515.0015.15배1,415%8.32%

    34년 동안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들의 주가를 연결한 지수는 100에서 122,056.53으로 증가했습니다. 무려 1,220배입니다. 연평균 성장률은 23.25%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NASDAQ-100의 연평균 성장률은 13.57%, NASDAQ 종합지수는 11.43%, S&P 500은 8.58%, Dow Jones는 8.32%였습니다.

    특히 NASDAQ-100도 34년 동안 약 75.74배 상승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입니다. 그러나 시가총액 1위 기업들의 주가상승률을 연결한 결과는 약 1,220배였습니다. 75배와 1,220배. 최종 자산 규모로 보면 약 16배의 차이입니다.

    1억 원을 투자했다면 얼마가 되었을까?

    이를 실제 투자금액으로 바꾸어 보면 차이는 더욱 선명해집니다.

    1992년 초 1억 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하면, 주가만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했을 때 2025년 말 NASDAQ-100은 약 75억 7천만 원, NASDAQ 종합지수는 약 39억 6천만 원, S&P 500은 약 16억 4천만 원이 됩니다.

    반면 시가총액 1위 기업들의 주가상승률을 연결한 경우에는 약 1,220억 원이 됩니다.

    미국의 1등 기업은 계속 바뀌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 엄청난 수익을 한 기업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1990년대 초에는 Exxon Mobil이 미국 최대 기업이었습니다. 이후 Coca-Cola가 1위에 올랐고, IT 혁명과 함께 Microsoft가 등장했습니다.

    2000년대에는 다시 Exxon Mobil이 오랫동안 정상에 있었고, 2010년대에는 Apple이 미국 최대 기업으로 올라섰습니다. Microsoft 역시 다시 정상에 올랐으며, 2025년에는 AI 혁명을 이끌고 있는 NVIDIA가 시가총액 1위 기업이 되었습니다.

    즉 지난 34년 동안 미국의 시가총액 1위 기업은 특정 기업에 고정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시대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산업의 지배자가 미국 최대 기업의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석유와 소비재의 시대에서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의 시대로, 다시 스마트폰과 플랫폼의 시대를 거쳐 이제 AI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의 변화는 결국 세계 경제를 이끄는 산업의 변화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23.25%는 실제 투자수익률과 같을까?

    이번 계산에서는 어떤 해에 시가총액 1위 기업이 바뀌었다면 새롭게 1위가 된 기업을 그해 1월 1일부터 보유했다고 가정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시가총액 1위 기업이 정확히 매년 1월 1일에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연중 어느 시점에 바뀔 수도 있고, 두 기업의 시가총액이 비슷할 때에는 1위가 여러 차례 뒤바뀔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시가총액 1위가 바뀌는 시점에 투자대상을 교체했다면 실제 연평균 수익률은 여기서 계산한 23.25%보다 어느 정도 낮아졌을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하려는 것은 지난 34년 동안 미국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선 기업들의 주가가 얼마나 놀라운 속도로 성장했는가입니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은 너무 커서 성장하기 어렵지 않을까?

    시가총액 1위 기업이라고 하면 이미 너무 커진 기업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 수 있습니다.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높은 성장률을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지난 34년의 미국 시장은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1992년부터 2025년까지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들의 주가상승률을 연결하면 연평균 성장률은 23.25%에 달했습니다. 같은 기간 NASDAQ-100의 13.57%, NASDAQ 종합지수의 11.43%, S&P 500의 8.58%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가장 큰 기업이면서 동시에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들이었던 것입니다.왜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시가총액 1위 기업은 단순히 규모가 큰 기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 시대를 이끄는 산업에서 강력한 경쟁력과 기술적 해자를 구축하고, 세계시장을 상대로 높은 이익을 만들어내는 기업이 정상에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Microsoft는 PC와 소프트웨어 시대를 지배했고, Apple은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거대한 시장을 만들었습니다. NVIDIA는 AI 시대에 필요한 핵심 반도체와 컴퓨팅 생태계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세계 최대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기존 시장에서 경쟁자보다 조금 더 잘한 기업이라는 데 있지 않습니다. 새로운 산업을 만들거나 기존 산업의 구조를 바꾸면서 그 시장의 지배적인 기업이 되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즉 미국에서는 이미 거대한 기업이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을 지배하며 더욱 거대해지는 현상이 반복되었습니다.

    미래의 시가총액 1위 기업은 누구일까?

    미래에 어느 기업이 시가총액 1위가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난 34년의 역사는 미국에서 새로운 산업혁명이 일어날 때마다 그 시대를 지배하는 거대기업이 등장했고, 그 기업들의 주가 역시 매우 빠르게 성장해 왔음을 보여줍니다.

    미래의 승자를 미리 정확하게 맞히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현재 누가 세계의 정상에 올라 있는지는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시가총액 1위 기업을 계속 관찰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주가가 아니라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 자체의 규모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얼마나 빠르게 커졌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 글1: 왜 미국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가

    과거의 데이터로 미래의 투자를 생각한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은 어느 기업에 투자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느 시장에 투자할 것인가일 수 있습니다.

    한국 주식에 투자할 것인가, 미국 주식에 투자할 것인가. 아니면 일본이나 유럽, 중국 시장에서 기회를 찾을 것인가.

    1~2년의 수익률만 비교하면 답을 찾기 어렵습니다. 어느 나라의 주식시장이든 몇 년 동안 크게 상승할 수도 있고 장기간 부진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투자기간을 30년 이상으로 늘리면 상당히 다른 모습이 나타납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이 개발도상국에서 벗어나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시작한 1990년 초부터 2026년 8월까지 약 36년간 미국·한국·일본·독일·영국의 대표 주가지수가 얼마나 상승했는지 비교해 보겠습니다. 중국은 주식시장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별도로 살펴봅니다.

    단순히 과거의 수익률 순위를 알아보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지난 36년 동안 왜 이렇게 큰 차이가 발생했는지를 살펴보면 앞으로 어느 시장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주식시장의 1980년대는 특별한 시기였다

    먼저 비교 기준을 1990년으로 정한 이유가 있습니다.

    1980년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였습니다. 고도 경제성장을 통해 개발도상국에서 벗어나 선진국 대열로 진입하던 특수한 시기였습니다.

    이 기간 한국 주식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KOSPI는 1980년 1월 4일 100에서 출발하여 1989년 3월 31일 처음으로 1,000을 돌파해 1,003.3을 기록했습니다. 불과 9년여 만에 약 10배가 된 것입니다.

    1989년 말 KOSPI는 909.7로 마감했고, 1980년대 10년간 연평균 상승률은 약 24.7%에 달했습니다.

    이 때문에 1980년부터 현재까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한국 주식시장의 장기 성과가 상당히 높게 나타납니다. 1980년 1월부터 2026년 8월까지 KOSPI는 100에서 6,858.9로 약 68.6배, 연평균 약 9.5%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S&P 500은 약 72.9배, 연평균 9.6% 상승하여 KOSPI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만 보고 지난 40여 년간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의 성과가 비슷했다고 결론 내리면 중요한 사실을 놓치게 됩니다. 한국에는 1980년대라는 매우 특별한 고도성장기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국이 어느 정도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1990년부터 다시 비교할 필요가 있습니다.

    1990년 이후 36년, 어느 주식시장이 가장 많이 올랐을까?

    1990년 초부터 2026년 8월 28일까지 세계 주요 주가지수의 상승률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수기준 시점시작 지수2026.8.28상승 배수누적 수익률연평균 성장률
    NASDAQ-100Jan. 1990227.7229,433.43129.25x12,825%14.18%
    NASDAQ CompositeJan. 1990459.3326,402.4257.48x5,648%11.68%
    S&P 500Jan. 1990359.697,711.7621.44x2,044%8.74%
    Dow JonesJan. 19902,810.1553,559.9919.06x1,806%8.37%
    DAX¹Jan. 1990~1,81026,569.9914.68x1,368%7.60%
    KOSPIJan. 1990~9106,788.887.46x646%5.63%
    FTSE 100Jan. 19902,442.4010,824.264.43x343%4.14%
    Nikkei 225Jan. 199038,712.8866,405.561.72x71.5%1.48%
    Shanghai Composite²Jan. 20103,289.753,952.181.20x20.1%1.11%

    ¹ 독일 DAX는 배당 재투자가 포함된 지수이므로 다른 가격지수와 단순 비교할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² Shanghai 종합지수는 2010년부터 비교했습니다.

    표를 보면 한 가지 사실이 매우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미국 주식시장의 장기 수익률이 다른 주요 국가들을 압도했습니다.

    1억 원을 투자했다면 36년 후 얼마가 되었을까?

    복리의 힘 때문에 연평균 수익률의 작은 차이는 장기간에 걸쳐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1990년 초에 각 지수에 1억 원을 투자하고 그대로 보유했다고 단순 가정해 보겠습니다.

    NASDAQ-100은 약 129억 원, NASDAQ 종합지수는 약 57억 원, S&P 500은 약 21억 원이 됩니다. 반면 KOSPI는 약 7억5천만 원, 영국 FTSE 100은 약 4억4천만 원, 일본 Nikkei 225는 약 1억7천만 원에 그칩니다.

    특히 NASDAQ 종합지수의 36년 누적수익률은 KOSPI의 약 9배, NASDAQ-100은 KOSPI의 약 20배에 달합니다.

    이것이 연평균 5~6%와 12~14% 수익률의 차이가 수십 년간 누적되었을 때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미국에서도 NASDAQ-100의 성과가 압도적이었다

    미국 주식시장 내부에서도 차이는 매우 큽니다. 1990년 이후 연평균 상승률은 Dow Jones 8.37%, S&P 500 8.74%, NASDAQ 종합 11.68%, NASDAQ-100 14.18%였습니다.

    특히 NASDAQ-100은 36년 동안 약 129배 상승했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을까요?

    NASDAQ, 특히 NASDAQ-100에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 경제의 변화를 주도한 기술기업들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컴퓨터, 인터넷, 소프트웨어, 반도체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인공지능(AI)까지 새로운 산업이 등장할 때마다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 상당수가 미국에서 탄생했습니다.

    따라서 NASDAQ-100의 높은 장기수익률은 단순히 미국 경제가 다른 나라보다 빨리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세계의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고 그 산업을 지배하는 기업들이 미국 주식시장에 집중되어 있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경제성장률이 높다고 주식수익률도 높은 것은 아니다

    중국의 사례는 더욱 흥미롭습니다.

    중국은 2000~2009년 연평균 약 10.4%라는 매우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2010~2025년에도 연평균 GDP 성장률은 약 6.6%로 상당히 높았습니다.

    그런데 주식시장의 결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Shanghai 종합지수는 2010년 초 3,289.75에서 2026년 8월 3,952.18로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16년 이상 동안 상승률은 약 20%, 연평균으로는 불과 1.11%입니다.

    고도성장기인 2000년대까지 포함하여 2000년 이후를 계산해도 연평균 주가상승률은 약 4.1%에 불과합니다.

    즉, ‘높은 경제성장률 = 높은 주식투자 수익률’이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국가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것과 그 나라의 상장기업이 장기간 높은 이익을 창출하면서 그 성과가 주주에게 돌아가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고성장 국가보다 ‘산업의 리더’다

    장기적으로 가장 좋은 투자처는 어디일까요?

    저는 장기간 높은 수익을 지속할 수 있는 산업과 기업, 특히 독점적 지위 또는 쉽게 따라잡기 어려운 기술적 해자를 가진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신기술과 신산업을 만들어낸 기업은 기술진보를 통한 생산성 향상의 과실을 얻을 뿐 아니라 강력한 기술적 해자를 통해 상당 기간 높은 이익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반면 과거 한국이나 최근까지의 중국처럼 선진국을 빠르게 추격하는 fast follower 국가도 매우 높은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추격 과정에서는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고, 먼저 따라잡은 기업도 다시 뒤따라오는 다른 국가와 기업의 도전을 받게 됩니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것과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기업을 보유하는 것은 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난 36년의 주식시장 수익률은 그 차이를 상당히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10년은?

    투자에서 과거의 높은 수익률이 미래의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장기 데이터를 살펴보는 이유는 높은 수익률이 어디에서 반복적으로 만들어졌는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세계의 주요 첨단산업을 살펴보면 AI와 AI 응용산업, 반도체, 로봇, 바이오·제약, 양자컴퓨팅, 우주산업 등 미래 핵심산업 상당수에서 미국 기업들이 기술의 최전선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NASDAQ 기업들이 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도 세계적인 기업은 존재합니다. 특정 분야에서 세계적 과점 또는 독점적 위치를 가진 기업도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 전체의 주식시장을 장기간 놓고 본다면 새로운 산업의 설계자이자 기술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들이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가가 중요합니다.

    저는 앞으로 상당 기간 미국이 주요 첨단산업에서 세계적인 리더의 위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지난 36년 동안 나타났던 미국 주식시장, 특히 기술혁신 기업이 집중된 NASDAQ의 상대적 우위 역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론 — 어느 나라가 성장하는가보다 누가 미래 산업을 지배하는가

    1990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약 36년의 결과는 극명합니다. NASDAQ-100은 약 129배, NASDAQ 종합지수는 약 57배, S&P 500은 약 21배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KOSPI는 약 7.5배, FTSE 100은 약 4.4배, Nikkei 225는 약 1.7배 상승했습니다.

    우리가 여기에서 얻어야 할 교훈은 단순히 ‘과거에 미국 주식이 많이 올랐으니 앞으로도 미국 주식을 사자’는 것이 아닙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앞으로 세계 경제의 생산성을 바꾸는 새로운 기술은 어디에서 만들어질 것인가? 그리고 그 기술에서 장기간 독점적 이익을 얻는 기업은 어느 시장에 가장 많이 존재할 것인가?

    지난 36년 동안 그 답은 미국, 그중에서도 NASDAQ에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AI, 로봇, 바이오, 양자, 우주산업으로 이어지는 다음 시대에도 이 질문은 장기투자자가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100년의 데이터로 미래 10년을 읽는다.

    이것이 앞으로 이어질 「미래를 읽는 투자(Investment Beyond Tomorrow)」 시리즈에서 계속 살펴볼 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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