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kimhw213@gmail.com

  • 왜 미국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가

    왜 미국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가? — 36년간 세계 주요 주식시장 수익률 비교

    미래를 읽는 투자 | Investment Beyond Tomorrow

    은퇴 경제학자의 미국주식 분투기

    과거의 데이터로 미래의 투자를 생각한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은 어느 기업에 투자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느 시장에 투자할 것인가일 수 있습니다.

    한국 주식에 투자할 것인가, 미국 주식에 투자할 것인가. 아니면 일본이나 유럽, 중국 시장에서 기회를 찾을 것인가.

    1~2년의 수익률만 비교하면 답을 찾기 어렵습니다. 어느 나라의 주식시장이든 몇 년 동안 크게 상승할 수도 있고 장기간 부진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투자기간을 30년 이상으로 늘리면 상당히 다른 모습이 나타납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이 개발도상국에서 벗어나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시작한 1990년 초부터 2026년 8월까지 약 36년간 미국·한국·일본·독일·영국의 대표 주가지수가 얼마나 상승했는지 비교해 보겠습니다. 중국은 주식시장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별도로 살펴봅니다.

    단순히 과거의 수익률 순위를 알아보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지난 36년 동안 왜 이렇게 큰 차이가 발생했는지를 살펴보면 앞으로 어느 시장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주식시장의 1980년대는 특별한 시기였다

    먼저 비교 기준을 1990년으로 정한 이유가 있습니다.

    1980년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 중 하나였습니다. 고도 경제성장을 통해 개발도상국에서 벗어나 선진국 대열로 진입하던 특수한 시기였습니다.

    이 기간 한국 주식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KOSPI는 1980년 1월 4일 100에서 출발하여 1989년 3월 31일 처음으로 1,000을 돌파해 1,003.3을 기록했습니다. 불과 9년여 만에 약 10배가 된 것입니다.

    1989년 말 KOSPI는 909.7로 마감했고, 1980년대 10년간 연평균 상승률은 약 24.7%에 달했습니다.

    이 때문에 1980년부터 현재까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한국 주식시장의 장기 성과가 상당히 높게 나타납니다. 1980년 1월부터 2026년 8월까지 KOSPI는 100에서 6,858.9로 약 68.6배, 연평균 약 9.5%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S&P 500은 약 72.9배, 연평균 9.6% 상승하여 KOSPI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만 보고 지난 40여 년간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의 성과가 비슷했다고 결론 내리면 중요한 사실을 놓치게 됩니다. 한국에는 1980년대라는 매우 특별한 고도성장기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국이 어느 정도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1990년부터 다시 비교할 필요가 있습니다.

    1990년 이후 36년, 어느 주식시장이 가장 많이 올랐을까?

    1990년 초부터 2026년 8월 28일까지 세계 주요 주가지수의 상승률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수기준시점시작지수2026.8.28상승배수누적수익률연평균 성장률
    NASDAQ-100Jan. 1990227.7229,433.43129.25x12,825%14.18%
    NASDAQ CompositeJan. 1990459.3326,402.4257.48x5,648%11.68%
    S&P 500Jan. 1990359.697,711.7621.44x2,044%8.74%
    Dow JonesJan. 19902,810.1553,559.9919.06x1,806%8.37%
    DAX¹Jan. 1990~1,81026,569.9914.68x1,368%7.60%
    KOSPIJan. 1990~9106,788.887.46x646%5.63%
    FTSE 100Jan. 19902,442.4010,824.264.43x343%4.14%
    Nikkei 225Jan. 199038,712.8866,405.561.72x71.5%1.48%
    Shanghai Composite²Jan. 20103,289.753,952.181.20x20.1%1.11%

    ¹ 독일 DAX는 배당 재투자가 포함된 지수이므로 다른 가격지수와 단순 비교할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² Shanghai 종합지수는 2010년부터 비교했습니다.

    표를 보면 한 가지 사실이 매우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미국 주식시장의 장기 수익률이 다른 주요 국가들을 압도했습니다.

    1억 원을 투자했다면 36년 후 얼마가 되었을까?

    복리의 힘 때문에 연평균 수익률의 작은 차이는 장기간에 걸쳐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1990년 초에 각 지수에 1억 원을 투자하고 그대로 보유했다고 단순 가정해 보겠습니다.

    NASDAQ-100은 약 129억 원, NASDAQ 종합지수는 약 57억 원, S&P 500은 약 21억 원이 됩니다. 반면 KOSPI는 약 7억5천만 원, 영국 FTSE 100은 약 4억4천만 원, 일본 Nikkei 225는 약 1억7천만 원에 그칩니다.

    특히 NASDAQ 종합지수의 36년 누적수익률은 KOSPI의 약 9배, NASDAQ-100은 KOSPI의 약 20배에 달합니다.

    이것이 연평균 5~6%와 12~14% 수익률의 차이가 수십 년간 누적되었을 때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미국에서도 NASDAQ-100의 성과가 압도적이었다

    미국 주식시장 내부에서도 차이는 매우 큽니다. 1990년 이후 연평균 상승률은 Dow Jones 8.37%, S&P 500 8.74%, NASDAQ 종합 11.68%, NASDAQ-100 14.18%였습니다.

    특히 NASDAQ-100은 36년 동안 약 129배 상승했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을까요?

    NASDAQ, 특히 NASDAQ-100에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 경제의 변화를 주도한 기술기업들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컴퓨터, 인터넷, 소프트웨어, 반도체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인공지능(AI)까지 새로운 산업이 등장할 때마다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 상당수가 미국에서 탄생했습니다.

    따라서 NASDAQ-100의 높은 장기수익률은 단순히 미국 경제가 다른 나라보다 빨리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세계의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고 그 산업을 지배하는 기업들이 미국 주식시장에 집중되어 있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경제성장률이 높다고 주식수익률도 높은 것은 아니다

    중국의 사례는 더욱 흥미롭습니다.

    중국은 2000~2009년 연평균 약 10.4%라는 매우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2010~2025년에도 연평균 GDP 성장률은 약 6.6%로 상당히 높았습니다.

    그런데 주식시장의 결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Shanghai 종합지수는 2010년 초 3,289.75에서 2026년 8월 3,952.18로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16년 이상 동안 상승률은 약 20%, 연평균으로는 불과 1.11%입니다.

    고도성장기인 2000년대까지 포함하여 2000년 이후를 계산해도 연평균 주가상승률은 약 4.1%에 불과합니다.

    즉, ‘높은 경제성장률 = 높은 주식투자 수익률’이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국가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것과 그 나라의 상장기업이 장기간 높은 이익을 창출하면서 그 성과가 주주에게 돌아가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고성장 국가보다 ‘산업의 리더’다

    장기적으로 가장 좋은 투자처는 어디일까요?

    저는 장기간 높은 수익을 지속할 수 있는 산업과 기업, 특히 독점적 지위 또는 쉽게 따라잡기 어려운 기술적 해자를 가진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신기술과 신산업을 만들어낸 기업은 기술진보를 통한 생산성 향상의 과실을 얻을 뿐 아니라 강력한 기술적 해자를 통해 상당 기간 높은 이익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반면 과거 한국이나 최근까지의 중국처럼 선진국을 빠르게 추격하는 fast follower 국가도 매우 높은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추격 과정에서는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고, 먼저 따라잡은 기업도 다시 뒤따라오는 다른 국가와 기업의 도전을 받게 됩니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것과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기업을 보유하는 것은 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난 36년의 주식시장 수익률은 그 차이를 상당히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10년은?

    투자에서 과거의 높은 수익률이 미래의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장기 데이터를 살펴보는 이유는 높은 수익률이 어디에서 반복적으로 만들어졌는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세계의 주요 첨단산업을 살펴보면 AI와 AI 응용산업, 반도체, 로봇, 바이오·제약, 양자컴퓨팅, 우주산업 등 미래 핵심산업 상당수에서 미국 기업들이 기술의 최전선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NASDAQ 기업들이 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도 세계적인 기업은 존재합니다. 특정 분야에서 세계적 과점 또는 독점적 위치를 가진 기업도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 전체의 주식시장을 장기간 놓고 본다면 새로운 산업의 설계자이자 기술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들이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가가 중요합니다.

    저는 앞으로 상당 기간 미국이 주요 첨단산업에서 세계적인 리더의 위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지난 36년 동안 나타났던 미국 주식시장, 특히 기술혁신 기업이 집중된 NASDAQ의 상대적 우위 역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론 — 어느 나라가 성장하는가보다 누가 미래 산업을 지배하는가

    1990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약 36년의 결과는 극명합니다. NASDAQ-100은 약 129배, NASDAQ 종합지수는 약 57배, S&P 500은 약 21배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KOSPI는 약 7.5배, FTSE 100은 약 4.4배, Nikkei 225는 약 1.7배 상승했습니다.

    우리가 여기에서 얻어야 할 교훈은 단순히 ‘과거에 미국 주식이 많이 올랐으니 앞으로도 미국 주식을 사자’는 것이 아닙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앞으로 세계 경제의 생산성을 바꾸는 새로운 기술은 어디에서 만들어질 것인가? 그리고 기술에서 장기간 독점적 이익을 얻는 기업은 어느 시장에 가장 많이 존재할 것인가?

    지난 36년 동안 그 답은 미국, 그중에서도 NASDAQ에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AI, 로봇, 바이오, 양자, 우주산업으로 이어지는 다음 시대에도 이 질문은 장기투자자가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100년의 데이터로 미래 10년을 읽는다.

    이것이 앞으로 이어질 「미래를 읽는 투자(Investment Beyond Tomorrow)」 시리즈에서 계속 살펴볼 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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